• 최종편집 2024-03-28(목)
 
[기고] 고통 속에서 의미 찾기
 
<죽음의 수용소>라는 책이 있다. 이 책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갇혀 죽음의 벼랑 끝에서 살아나온 유태인 정신과 의사 빅터 프랭클의 회고담이다.
 
나치 강제수용소로 끌려가 부모와 아내, 형제를 모두 그곳에서 잃은 프랭클은 혼자 살아남아 참혹한 세월을 보내야만 했다. 그가 경험한 아우슈비츠는 불안과 절망과 고통의 연속이었다.
 
일상화된 욕설과 폭행, 굶주림, 강제노동, 언제 가스실로 끌려갈지 모른다는 미칠 듯한 공포 속에서 사람들은 살아남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했다.
 
허약하게 보이면 가스실로 끌려가 죽게 될까봐 손가락의 피를 뽑아서 얼굴에 발라 화장을 하기도 했다.
 
그 곳에서 프랭클은 자원봉사로 상담 활동을 하면서 아우슈비츠라는 극단적인 상황 속에서도 살아남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차이가 무엇인지를 관찰했다.
 
이러한 관찰을 통하여 그는 수용소에서 살아남는 사람들이 결코 젊다거나 근육이 강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삶에 어떤 목적과 의미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왜 살아야 하는지 그 의미를 아는 사람은 어떤 상황도 견뎌낼 수 있다.’고 한 니체의 말처럼 아우슈비츠의 끔찍한 고통 속에서도 의미를 찾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은 고통을 견디는 자세가 각각 확연히 다르고, 그것이 생사를 결정한다는 것을 발견했던 것이다.
 
우리는 이전에 전혀 겪어보지 못한 코로나 시대를 살고 있다. 코로나는 우리 일상을 흔들었고, 많은 사람들을 죽음과 고통 속으로 몰아가고 있다.
 
코로나로 인한 피해 규모가 점점 늘어나 경제 전반이 무너지고 있고,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시련과 고통이 계속될지 예측도 어렵다.
 
코로나 발병 후 우리 사회는 너무나 신속하게 그리고 많이 변했다. 컨택트(Contact)에서 언컨택트(Uncontact)로의 변화는 빛의 속도처럼 빨랐고, 일자리는 물론 일하는 방식과 교육 방식, 소비 패턴까지 완전히 바꾸어놓았다.
 
코로나로 인하여 우리는 유례없는 위기와 불안, 불확실성의 시대를 맞게 된 것이다.
 
그러나 아침 내내 몰아치는 폭풍은 없고, 하루종일 내리는 소나기는 없다. 이 위기도 언젠가는 지나갈 것이다. 꽃은 가장 절박할 때 가장 화려한 꽃을 피워낸다고 한다.
 
지금 닥친 이 불안과 고통이 당장은 우리를 힘들게 하겠지만, 우리의 태도에 따라 오히려 우리를 살리는 길로 인도하고 새로운 발전을 찾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아우슈비츠라는 극한의 고통 속에서도 의미를 찾고 희망을 보며 하루하루의 삶을 정제되고 계획된 시간으로 채운 빅터 프랭클처럼 우리도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희망을 갖고 코로나 이후의 새로운 질서를 선제적으로 준비하고 대응해나간다면, 힘겨운 코로나 바이러스와의 전쟁이 자신의 능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고 보다 강인한 자신을 만드는 기회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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